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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특집 문화선교리포트
이명아 기자 scipio@hanmail.net


 

남보다 더 많이 갖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시대다. 욕구에 충실하다보니 개인은 더 중요시 되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책임과 희생은 고리타분하게 들릴 뿐. ‘나 살기도 바쁘다. 그런데 남을 위해 한평생을 살아? 오 마이 갓!’ 정말 피하고 싶은 일이다. 그런데 묵묵히 그러한 삶을 사는 이들이 있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독신 서원을 하고 참 이웃의 길을 걸어가는 한국디아코니아자매회. 기도실에 퍼지는 찬양의 고운 울림처럼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아름다운 자매회의 헌신을 만나보자.


섬김과 봉사, 디아코니아

듣기에도 친근한 ‘언님’은 한국디아코니아 자매들을 부르는 옛 우리말이다. ‘언’은 ‘좋다’는 뜻으로 ‘언님’은 ‘좋은 님, 어진 님’이라는 뜻이다. 자매회에서 부르는 호칭이지만 남녀 구분은 없다고 한다. ‘언님~’이라고 부르는 소리가 얼핏 ‘언니’처럼 들려 정감이 느껴진다.

한국디아코니아자매회는 1980년 전남 무안군에서 창립한 한국 최초의 개신교 여성 수도 공동체이다. 공동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던 고 안병무 한신대 교수의 노력으로 열매를 맺게 되었다. 자매회는 초교파 공동체로 가톨릭의 사제나 수녀와 같이 독신 서원을 한 여성들로 구성되어 있다. 자매회의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의 수련과정을 마쳐야 하며, 수련이 끝난 후 종신 서원을 하게 된다.

‘디아코니아’라는 말은 ‘섬김과 봉사’의 뜻을 가지고 있다. 한국디아코니아자매회의 주된 사역 역시 다른 이를 섬기는 활동이며, 이와 더불어 기도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활동과 기도의 날개를 가지고 예수님의 발자취를 좇는 것이다. 이러한 디아코니아 운동은 1836년 독일 개신교의 프리드너 목사가 가난한 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한 사회봉사를 시작한데서 비롯되었다. 이 일을 돕기 위해 젊은 여성들이 많이 모여들었고, 이들 자원봉사자인 여성들을 중심으로 디아코니아 운동이 시작되었다.


기도와 사역, 양 날개를 달아

충남 천안에 있는 모원은 열 명 가량의 언님들이 함께 생활하며, ‘수련소’와 ‘영성과 평화의 집’을 운영한다. 수련소는 새로운 회원들의 수련을 담당하고, 현장을 떠나 쉼과 재충전을 하기 위한 회원들이 머무르는 곳이다. 여느 수도원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일과표에 따라 노동과 기도를 하며 소박한 생활을 한다. 영성과 평화의 집은 바쁘고 고단한 삶에 지친 이들이 조용히 주님과 함께 머물기 원하는 개인 또는 단체들을 위한 피정의 집이다. 교회에서 수련회나 세미나의 장소로 이용할 수도 있으며, 매달 1박2일과 4박5일의 침묵 기도 수련을 진행한다. 전남 목포에 있는 분원에서는 주로 현장에서 섬김과 봉사를 담당하고 있는데, 창립 초창기에는 결핵 환자들을 돌보는 일부터 농촌 지역 개발을 위한 봉사를 했다. 현재는 만성 결핵환자들과 무의탁 노인들을 위한 요양원과 노인 복지회관을 운영한다. 또한 영세한 가정을 방문하여 경제적인 지원을 하며 자녀들의 교육과 장학 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이렇듯 자매회의 규모에 비해 회원들이 하는 일은 생각보다 많다. 모원은 이렇게 일에 지친 회원들의 건강한 영성과 섬김을 위해 어머니의 품처럼 쉴 수 있는 곳이 되기 위해 사역의 중심인 분원과 분리되었다. 기도와 사역, 그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기에.


하나 됨을 꿈꾸며

개신교에 독신 여성 수도 공동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생소했는데, 자매회가 걸어온 역사와 사역에 대해 듣다보니 이렇게 작은 규모의 공동체가 펼치는 세상은 실로 드넓고도 아름다워 더욱 눈이 휘둥그레진다. 가톨릭이나 개신교 안의 교단에 속해 있는 여타 다른 비슷한 수도 공동체보다는 확실히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는 수도원이 주는 이질적인 느낌과 초교파라는 이유 때문이라고.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때문에 종파와 교파를 초월한 다양한 자원봉사자들이 모여들고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친다고 한다. 자신들이 옳다며 편 가르는 것도, 눈에 드러나는 외관도, 세상의 잣대를 가지고 하는 비교도 하나님 앞에서는 필요 없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은 중심을 보시고 동행인들은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부패하고 찢어지는 교회’, ‘세속적인 교회’, ‘기독교의 위기’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위기 속에 기회가 늘 존재하듯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수도원은 교회가 하지 못하는 일을, 교회는 수도원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며 서로 돕고 협력하는 것. 더 이상 편 가르지 않고 서로의 부족과 필요를 채워주며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닐까. 디아코니아자매회를 보며 하나 됨을 꿈꿔 본다. 예수님의 행함을 기억하자. 떠들썩하게 요란 떨지 말고 조용히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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