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 스 코 의 아 름 다 운 성 달 들
좁은 골목을 돌아 쿠스코의 상징인 아르마스 광장에 도착했다. 유럽의 여러 성당을 봤지만 이곳의 대성당은 규모나 아름다움이 가히 환상적이라 할 만큼 훌륭하다. 바로크 양식의 거대한 성당은 1560년 잉카의 비라코차(잉카인들이 숭배한신) 신전을 허물고 100여 년의 긴 세월에 걸쳐 만들어졌다고 한다. 성당 내부는 겉모습보다 더 화려해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중 나무를 섬세하게 조각해 만든 제단과 호사스런 드레스를 입은 성모상, 검은 예수상이 특히 인상적이다. 정복자들은 예수가 잉카의 신보다 더 위대하다는 것을 원주민들에게 주입시키기 위해 이런 성당을 지었고 한다. 사실 성당의 화려함과 웅장함은 엄청나지만, 그 성당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이곳 사람들에게 성당은 정신적인 안식처일 것이다.
잉카는 11세기에 태동하여 16세기까지 위세를 떨쳤던 대 제국이었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잉카 문명을 파괴하고 그 자리에 유럽식 건물들을 지었다. 잉카의 석조 건물, 태양의 신전 위에 교회를 세운 산토도밍고 성당이 대표적인 예다. 반듯하게 마름하여 정교하게 쌓아올린 외벽과 조그만 창으로 연결되는 내부 신전에서 잉카 문명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1953년 지진으로 성당이 많이 부서지면서 원래의 건축물이 드러났는데, 교회의 동의 아래 재건축을 진행하면서 일부 벽들을 보전하기로 했다. 왜 하필 잉카 조상들의 얼이 담긴 이곳에 성당을 지었을까? 자신들의 뿌리가 눌리고 파괴된 잉카인들이 왠지 안쓰럽다.
쿠스코는 여행자에게 그리 녹록한 곳이 아니다. 고도가 3,800미터에 가까워 조금만 걸어도 숨이 턱에 찰 정도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가끔 머리도 아프고 심할 경우 구토 증세와 함께 방망이로 얻어맞은 듯 온몸이 욱신거리기까지 한다. 아침에 일어나니 고산 증세로 인해 머리와 온몸이 뭔가로 얻어맞은 듯 욱신거린다. 밤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탓에 정신은 오락가락하다. 그렇게 이 도시는 이방인의 출입을 흔쾌히 허락하기 싫은가보다. 한동안의 열병을 앓고 난 이들에게만 쿠스코의 존재를 보여주려는 욕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거리의 인디오들의 모습에서 진한 삶의 향수가 배어나온다. 그들이 데리고 나온 하얀 라마는 너무나 순한 눈동자로 관광객에게 자신의 모습을 담아달라는 듯 하염없이 쳐다보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엽고 앙증맞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진다. 쿠스코의 골목을 질주하는 택시는 이곳에서 가장 잘 적응한 한국산 자동차 티코다. 쿠스코 어디를 가나 2솔(1솔=32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시내 뒤를 돌아 언덕을 오르니 사진으로만 보던 잉카의 요새 사크사이와만이 펼쳐진다. 이곳의
돌들은 사람의 키를 훌쩍 넘을 정도로 엄청나게 큰데, 자연석이나 거칠게 처리된 마름돌을 가지고 ‘막쌓기’를 하여 축조되었다. 큰 돌의 경우 보통 8개 이상의 돌과 맞물려 다양한 각을 이루고 있다. 너무나 잘 들어맞게 축조되어 있어 처음부터 여기에 짜 맞추어 쌓을 수 있도록 태어난 돌처럼 보인다. 그 큰 바위를 철기나 수레를 쓰지 않고 청동 끌과 돌 도구로만 다듬어 불규칙하게 쌓아 올렸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이다. 사실 잉카의 그 어떤 것이 신기하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숨 을 쉬 며 살 아 있 는 도 시
쿠스코의 야경은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답다. 밤이면 여행자들과 현지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광장을 가득 메우고 야경에 취한 채 하루를 마무리한다. 고산지대인 쿠스코의 날씨는 습하고 춥다. 숙소로 정한 유스호스텔은 더운 물이 나오긴 하지만 난방이 되지 않아 옷을 여러 겹 껴입고도 담요를 세 장이나 덥고 자야했다. 그럼에도 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이 추위에 얼어붙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코카잎 차 한 잔이다. 코카잎 차는 추위를 이기게도 하지만 고산병에도 도움이 된다. 코카잎을 말려 더운물에 띄워 마시는 차 한 잔은 이곳에서 하루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 페루의 배꼽이라 불리는 쿠스코의 여행은 다른 도시에서 느끼지 못하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숨을 쉬는 듯한 건물들의 표정도 그렇고 이곳을 지키며 살아가는 잉카인들의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이 도시는 충분히 멋진 곳이다. 여행자들은 곳곳에 남아있는 잉카시대의 흔적들을 만나게 되면서 이곳이 그 옛날 오랫동안 영화를 누리던 잉카제국의 수도였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감동을 받게 될 것이다. 쿠스코가 숨을 쉬는 동안 여행자들은 끊임없이 이곳을 찾아올 것이며 이곳에서 진정한 여행자의 본 모습을 찾고 돌아갈 것이다.
신미식|디자인을 전공한 후 15년 가까이 그 분야에서 일해 왔다. 서른이라는 나이에 처음 카메라를 장만하고 17년 동안 사진에 미치기 시작하면서 세상을 향해 새로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사람에 대한 애정을 주로 사진에 담는 것을 가장 큰 행복으로 여기며 여전히 여행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지독한 방랑벽을 소유했다.
시내 뒤를 돌아 언덕을 오르니 사진으로만 보던 잉카의 요새 사크사이와만이 펼쳐진다. 이곳의
돌들은 사람의 키를 훌쩍 넘을 정도로 엄청나게 큰데, 자연석이나 거칠게 처리된 마름돌을 가지고 ‘막쌓기’를 하여 축조되었다. 큰 돌의 경우 보통 8개 이상의 돌과 맞물려 다양한 각을 이루고 있다. 너무나 잘 들어맞게 축조되어 있어 처음부터 여기에 짜 맞추어 쌓을 수 있도록 태어난 돌처럼 보인다. 그 큰 바위를 철기나 수레를 쓰지 않고 청동 끌과 돌 도구로만 다듬어 불규칙하게 쌓아 올렸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이다. 사실 잉카의 그 어떤 것이 신기하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숨 을 쉬 며 살 아 있 는 도 시
쿠스코의 야경은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답다. 밤이면 여행자들과 현지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광장을 가득 메우고 야경에 취한 채 하루를 마무리한다. 고산지대인 쿠스코의 날씨는 습하고 춥다. 숙소로 정한 유스호스텔은 더운 물이 나오긴 하지만 난방이 되지 않아 옷을 여러 겹 껴입고도 담요를 세 장이나 덥고 자야했다. 그럼에도 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이 추위에 얼어붙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코카잎 차 한 잔이다. 코카잎 차는 추위를 이기게도 하지만 고산병에도 도움이 된다. 코카잎을 말려 더운물에 띄워 마시는 차 한 잔은 이곳에서 하루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 페루의 배꼽이라 불리는 쿠스코의 여행은 다른 도시에서 느끼지 못하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숨을 쉬는 듯한 건물들의 표정도 그렇고 이곳을 지키며 살아가는 잉카인들의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이 도시는 충분히 멋진 곳이다. 여행자들은 곳곳에 남아있는 잉카시대의 흔적들을 만나게 되면서 이곳이 그 옛날 오랫동안 영화를 누리던 잉카제국의 수도였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감동을 받게 될 것이다. 쿠스코가 숨을 쉬는 동안 여행자들은 끊임없이 이곳을 찾아올 것이며 이곳에서 진정한 여행자의 본 모습을 찾고 돌아갈 것이다.
신미식|디자인을 전공한 후 15년 가까이 그 분야에서 일해 왔다. 서른이라는 나이에 처음 카메라를 장만하고 17년 동안 사진에 미치기 시작하면서 세상을 향해 새로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사람에 대한 애정을 주로 사진에 담는 것을 가장 큰 행복으로 여기며 여전히 여행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지독한 방랑벽을 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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