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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특집 문화선교리포트

새로운 사회를 꿈꾼다는 것은 쉽게 나 하나 바뀌는 것으로 재빠르게 이루어지지는 않는 것을 깨닫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아직도 젊지만, 더 젊었을 때 꿈은 바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었다. 정말 그러했다. 순수한 치기로 어린 시절 나에게만 집중하였지만, 긴 시간과 여러 사람과 만나는 것이 그 치기에 합쳐지면서, 어느새 ‘우리’라는 단어에 모이기 시작했다. 나에서 시작한 미미해 보이는 힘은 비슷한 꿈을 품고 있는 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도 하고, 함께 힘을 합치게 하여 큰 강물을 이루게도 한다. 적어도 ‘우리’라는 것을 전제해야 하는 사실쯤이야 이제 새롭지 않을 정도다. 벌써 우리나라에 ‘공동육아’라는 단어로 새로운 육아방식을 실행에 옮겨 친숙한 용어로 만들어낸 지가 15년이다. 그 중심에 ‘공동육아협동조합’(이하 공협)이 있기에 조용한 마포구의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사무실의 이송지 사무총장을 찾아갔다. 글ㆍ사진 김준영

공동육아를 하고 싶은 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학제적 접근이 아닌 실제적인 이야기일 텐데요.
(웃음) 우리 공협에 관련된 이야기는 전부, 그리고 다 현장을 바탕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실제적인 이야기밖에 없어요. 우리의 태생이 그래요. 이론을 정립하고, 수순을 밟아서 진행한 게 아니라 현장에서 시작했어요.

(사)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의 이송지 사무총장

(웃음) 그런가요? 저는 사단법인이라고 해서 사무총장님 뵙고 좀 더 실제적 이야기를 듣고 싶었거든요.
“그래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면 더 좋겠죠(웃음). 처음 시작은 당시 시대상을 살펴봐야 할 거에요. 유신 체제 말기였죠. 78년, 또 다른 방식으로 사회를 꿈꾸던 사람들이 모였어요. 이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새로운 삶의 방식을 익힌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었어요. 그 사람들이 처음엔 탁아 개념으로 시작을 했어요. 벌써 20년이 넘었네요.”

처음 시작한 곳은 난곡 지역에 ‘해송유아원’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예. 지역 특수상 저소득층을 위한 공부방 형식을 취해 조심스런 첫발을 내딛었어요. 그리고 94년 지금의 협동조합형 어린이집인‘ 우리어린이집’을 설립했지요. 지금의 공협형태의 첫 모델일 거예요. 거기서 시작해서 소문이 나기 시작했죠. 그리고 현재까지 전국의 61개 정도로 확산됐어요. 여러 프로그램들을 많이 진행했어요. 우리 친환경 먹거리를 개발해 유기농 식단도 국내에서 처음 시작했고, 생태 공간 나들이 프로그램도 시작했죠. 민주적 형태를 지향하려 했고, 아이들이 함께 의논하고 결정하는 구조를 만들려 했어요. 주체적이고 공동체적 성향을 어렸을 때부터 몸으로 익히도록 했죠.”

영유아보육법상 보육시설 분류에 공공, 민간 그리고 부모협동보육시설 형태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일본, 스웨덴, 싱가포르의 경우 국가가 운영하는 부모협동보육시설이 참 많아요. 싱가포르의 경우만 하더라도 전체 어린이집15.5%에 이르죠. 그만큼 육아에 대한 부모 부담을 국가가 일정 부분 책임지려고 하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2005년에 이르러서야 영유아보육법상 보육시설 중에 부모협동보육시설을 정식으로 국가가 인정했어요. 늦었지만 고무적인 일이죠. 공동육아 형태를 국가가 인정한 셈이면서 동시에 그동안 공협 조합원들의 땀과 수고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마음은 있는데 공동육아라는 첫걸음을 떼기가 참 어렵겠습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첫 걸음이에요. 우리 아이를 이른바 내 새끼가 아닌 한 인격체로 보고 싶은 거죠. 대부분 30%이상이 지인의 소개로 협동조합에 들어옵니다. 어찌 보면 실제 체험을 통해 건너건너 알게 되는 거죠. 대부분 맞벌이 부부들이에요. 사실 공동육아는 아이만 자라는 게 아니에요. 더 중요한 건, 부모 그리고 선생님 모두 함께 자란다는 데 그 의미가 커요.
협동조합을 시작하면 거기에는 시작부터 출자금을 비롯해서 모든 운영에 직접 부모가 참여합니다. 심지어 어린이집에 못 박는 일 하나하나까지 다 부모가 하죠. 그래서 힘들어 하시는 부모님들도 있어요.”

조합을 구성해서 건물을 구입하고, 각종 운영에 필요한 일을 한다면 꽤 시간과 열정이 필요하겠는데요.
힘들죠. 하지만 함께하고, 우리가 한다는 것이 생산해 내는 기쁨이 그러한 과정을 통해 단단히 쌓여 가죠. 그 즐거움은 말로 못해요. 물론 쉬운 것은 아니에요. 회사 다녀와서도 어린이집 허드렛일을 다 해야 합니다. 부모들이 운영이사회를 구성하는데 이사장도 매년 돌아가면서 하거든요. 그럼 언젠가 자신도 어린이집 운영에 관련된 일과 재정에 관련된 일까지 관여해야 합니다. 그것만 끝이 아니에요. 교육 활동에도 교사와 아이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해요. 회의가 많아요. 그런데 이렇게 하면서 이웃이 생기고, 친구가 생기죠. 너와 나 사이에 쌓았던 울타리가 조금씩 낮아지면서 공동체 의식이 주는 기쁨의 농도가 더 짙어지죠. 요즘 어디서 그러한 기쁨을 누릴 수 있겠어요. 옆 호수 아이들이 누군지도 모르는데요. 공협의 부모님은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요. 게다가 공동육아를 하는 가정의 2자녀 이상 가정이 66%입니다. 저출산의 또 다른 해답이 여기 있다고 봐요. 변하는 거죠. 이 나라와 사회의 가장 중요한 근간인 가정부터 변화가 일어나는 거죠. 미미하지만 힘 있는 변화예요!”

민간 어린이집은 원장님의 철학과 교육활동이 중요한데요. 부모님들뿐 아니라 교사에게도 공동육아는 조금 다를 수 있겠습니다.
맞습니다. 기존 어린이집은 원장님의 철학이 중요해요. 그게 장점일 수 있지만, 교사 편에서 볼 때는 고충이 있죠.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존재할것이고요.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어느 한 사람의 철학과 교육활동이 주를 이루지 않아요. 교사와 부모님이 함께 모여 회의를 통해 결정하죠. 교사들이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상당히 많이 제공되죠. 기존 어린이집에 비하면 교사가 더 많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서도 만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근속 일수도 긴 편이죠(웃음).

민주적이고, 생태적, 그리고 공동체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과 공간이 절실하겠는데요.
그렇죠. 협동조합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실제 좋은 공간이 필요한데, 그 공간을 얻기 위해 요즘은 협동조합을 시작하기 위해 한 가정이 부담해야 할 출자금이 본의 아니게 커졌어요. 공간이 필요한데 땅값이 엄청나잖아요. 그리고 세대도 좀 변했어요. 과거 새로운 사회를 꿈꾸던 세대들은 그 꿈을 위해 자신의 삶을 꽤 많이 희생했죠. 하지만 요즘 신세대 부모님들은 조금 달라요. 공동육아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변화에는 희생과 기다림이 필요하죠. 결정과 결과가 빠른 시대에서 부모님들의 자녀에 대한 기대와 희생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새로운 변화가 공협에도 필요한 거 아닌가요. 자칫 그들만의 공동육아로 굳어질 수 있겠는데요.
네. 그래서 우리 공협은 “공동육아 2020” 계획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공동육아, 부담과 희생을 조금 덜고 기쁨을 더하는 조금 다른 형태의 공동육아 형태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함께 출자해서 공협이 운영에 참여하는 ‘뿌리와 새싹어린이집’, 마포구와 함께 진행하는 ‘성미산어린이집’,성산1동에서 현재 활발하게 진행 중인 육아 품앗이 형태의 ‘무지개육아사랑방’, 이 세 곳이 대표적인 형태들이죠. 만족도 높고, 효과도 좋아요. 더 다양하게 진행해서 우리 다음 세대를 예쁘고, 자신 있고, 당당하게,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으로 살게 하고 싶어요. 저도 엄마이니까요.

부모님들께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십사하니 환하게 웃으시며 “언제든 이곳에 놀러 오세요. 그냥 편하게 아이들 이야기했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한다. 핵심은 ‘함께’다. 핵심은 ‘공동체’다. 내 주위에 그것이 가깝도록 ‘함께’하자는 것이다. 사회가 격차에 따라 교육 기회가 균등하게 누구에게나 제공되는 듯 보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심한 개인적 편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사회적 환경에서 우리가, 함께 그리고 너와 나를 손쉽게 절단하지 않고 서로 손을 내밀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꾸리자는 것이다. ‘공동육아협동조합’이 함께할 것이다.


(사)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81-2, 태복빌딩 201호 l
www.gongdong.or.kr l 02-32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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