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도서관까지 걷는 길은 길고 멀었다. 가을임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언덕길 좌우로 난 나무가 싱그러운 내음을 풍기는 사직동은 서울이라기보다는 한적한 시골을 연상케 했다. 배화여대와 도서관으로 갈라지는 길목에서 길을 잘못 들어 전화를 두세 번 쯤 더 걸었다. 알고 보니 갈림길 바로 옆에 가게가 있었다. 오후의 북촌 공기는 싸늘했다. 얼른 가게에 몸을 들이밀었다. 좁은 가게 안을 흐르는 커피 냄새가 몸을 데우는 듯 했다.
가만히 앉아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동네 문방구를 개조했다는 소문 그대로다. 가게 안은 오래된 LP판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테이블 하나엔 동네 사는 소녀 혼자 조용히 앉아 커피를 조금씩 홀짝였다.
닮을 수밖에 없다는, 빤한 생각이 떠올랐다. 결국 카페란 그 주인의 마음의 방이다. 그 방에 들어설 때 수줍게나마 자신의 마음을 열 줄 아는 사람이라면, 커피에 깃든 믿음을 마실 줄 아는 사람이라면, 타인과 타인이 만나 마음을 나누는 그 순간을 결코 놓치
지 않을 것이다. 글 김주원 | 사진 정미희
서울시 종로구 사직동1-6번지
02-764-6621
■찾아오는 길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직진해 파출소를 지나 올라가다가 배화여대 가는 길목에 들어서면 바로 오른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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