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할까 한다. 가끔 어쩔 수 없이 인터뷰를 해야 할 때가 있다. 나에게 인터뷰는 사실 늘 어색한 일이다. 그래서인지 인터뷰들을 다시 본적은 거의 없다. 한 번 용기 내어 본 적이 있긴 했지만, 역시나 영 어색한 것 같아 다시 보지 않기로 나름 마음먹었다. 누군가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발전을 위해서라도 다시 보고 고쳐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하였다. 맞는 말이긴 한데, 이 시점에서 좀 엉뚱하고 거창한 변명 같지만 정작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나의 모습을 대면하는데서 오는 본능적 두려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색하고 부끄러웠던 일들을 외면하고픈 그런 마음이랄까. 하지만 그 누구든 그 순간을 직면할 때야 비로소 성숙의 의미를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아픈 과거를 직면할 때
절망 속에서 희망의 이유를 발견하다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불편한 마음을 느꼈다고 했다. 나 또한 그러하였다. 어떤 기자는 마이크 타이슨에게 108분 동안 얻어맞은 느낌이라고도 했다. 그 불편함의 실체란 무엇일까. 그것은 경계인 송두율에게 보낸 차가운 시선 속에, 그리고 그 ‘진실’에 대한 무관심의 한가운데 나와 우리가 있었음을 들추어내었기 때문이다. 잊고 있던 우리의 부끄러운 자아를 다시 소환하여 직면케 하는 참회록이랄까. 그러기에 이 다큐멘터리는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고통에 마주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고 또 많아져야 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희망제작소 박원순 변호사는 이 영화를 보고 그 이유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비록 그것이 일그러진 모습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제대로, 똑바로 바라보아야 한다. 이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일은 그 절망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결국 우리가 불러야 할 희망의 애가(愛歌)란 절망의 애가(哀歌)를 부르지 않고선 노래할 수 없는 것 아닐까. <경계도시 2>를 보며 한없는 절망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그 절망에 동참하고자 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희망의 이유를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백광훈|조화롭고 아름다운 삶을 꿈꾸며 오늘을 산다. 염광교회의 교육목사로, 문화선교연구원의 책임연구원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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