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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특집 문화선교리포트
 

어톤먼트(2007)
감독_조 라이트

출연_키이라 나이틀리, 제임스 맥어보이, 로몰라 가레이


줄거리만 읽고도 영화를 본 것처럼 행세하는 평자들에게 <어톤먼트>는 또 하나의 진부한 전쟁 멜로물일 것이다. <오만과 편견>의 조 라이트 감독과 키이라 나이틀리의 재회는 이러한 추측에 힘을 더한다. 그러나 그들의 두 번째 작품은 보다 철학적인 주제로 파고든다. <어톤먼트>는 제목이 명백하게 시사하듯, 세실리아와 로비의 사랑이 아닌, 브로니의 ‘속죄’를 다룬 이야기이다.

열세 살의 브로니는 언니 세실리아와 가정부의 아들 로비의 관계를 오해하고 거짓증언으로 두 사람을 갈라놓기에 이른다. 브로니는 이 일로 심한 자책감을 가지게 되고, 훗날 자전적인 소설을 통해 세실리아와 로비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위로한다. 영화의 결말은 보지 않은 것에 대해 속단하는 현대인이나 미디어의 무책임함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그네들의 망상이 만들어내는 작금의 사회적 혼란을 보면 브로니의 과오는 경미한 개인사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평생을 죄책감 속에 살아야 했던 노(老)작가의 눈에는 열세 살 소녀의 오만함 대신 자성의 빛이 그득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브로니의 소설로 인해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시간의 일방향성이라는 대자연의 법칙 앞에서 인간은 밑바닥까지 무기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서만큼은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는 브로니의 마지막 대사는 그래서 공허하다. 결국 그녀의 속죄는 로비와 세실리아의 고통을 대신하는 것도, 완전히 용서받는 것도 실패한 채, 자위에 그치고 만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속죄’의 진정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적, 윤리적 자각이 땅에 떨어진 시대에 속죄를 말하는 감독의 용기는 놀랍다. 또한, 감각적 연출력은 인물 심리묘사의 탁월함을 뛰어넘어 전쟁의 참상마저 서정적으로 빚어 놓았다. 몇몇 눈부신 프레이밍은 황홀하기까지 하다. 브로니의 소설이 그랬던 것처럼, 현실과는 다를지언정 관객들에게 세상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보여주고자 했던 작가의 마음이 은은히 전해져온다.



윤성은서울기독교영화제 프로그래머. 한양대학교 영화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동아방송예술대 등에서 강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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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화매거진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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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영화,멜로] 다큐멘터리 같은 멜로영화. 어톤먼트 - 속죄(Atonement)

    Tracked from 월풍도원(月風道院) - Delight on the Simple Life. 2010/07/28 17:05  삭제

    이미지출처 : www.kfcenter.or.kr 무언가 엄청난 멜로 영화일꺼라는 기대를 품고 영화를 감상했지만.. 예상과는 좀 다르게, 다큐멘터리를 보는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영화의 전개는 작은 사건 하나 하나를 보여주고, 다른시점에서 다시 그 시점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좀 혼란스러웠다. 장면장면들에는 ‘신경을 많이 쓴 영화다!’ 라는것이 느껴지지만, 무언가 공허하고, 빠진듯 싶은 영화다. 한국식의 멜로 영화를 생각하고 본다면, 영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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