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통계로 볼 때 자살은 사회적 질병이다. 그 동안 자살을 개인적인 문제로 여겨온 결과, 우리는 자살에 대해서 공적인 대응을 못했다. 이는 개인이 겪는 어려움의 결과이기도 하고 연약한 사람들이 갖게 되는 불행이었다. 요즘에 이르러서는 그래도 언론의 영향으로 우울증이라는 정신병적 질병의 결과라는 인식이 보다 넓어졌다. 그러나 문제는 이를 여전히 개인적 문제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사회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문제로 죽음에 이른다면 분명 이것은 더 이상의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사회적 질병으로 선포되어야하고 이에 걸 맞는 국가적인 차원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부분은 이 문제야말로 교회가 나서야 할 자리라는 것이다. 암이나 뇌졸중, 심장질환 등에 대해서 교회가 할 수 있는 부분은 한정적이다. 그러나 이 사회적 질병인 자살에 대해서는 교회가 앞장서서 생명을 구할 길이 분명히 있다. 영원의 생명을 이야기하는 교회야말로 이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돕고자 나서야 할 때다.
자살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
문제는 교회가 자살에 대해서 어떠한 태도를 가지고 있느냐이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통설을 지켜왔고 대부분의 성도들은 그렇게 믿어 왔다. 그런데 몇 년 전 독실한 교인이라고 알려진 탤런트 고 이은주씨가 자살로 삶을 마감하면서 교회에 심각한 도전이 되었다. 당시 교회는 이 자살한 성도에 대해서 장례식을 치러주어야 마땅한가에 대한 논란을 겪었다. 그러면서 자살을 우울증에 의한 질병의 결과로 이해를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이는 자살에 대한 획기적인 관점의 변화였다. 작년에 목회사회학연구소에서 조사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자살은 신앙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정신과적인 질병으로 봐야 한다’는 질문에 응답자의 85.1%가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을 보면 이러한 의식의 전환은 많이 일어났다고 보인다.
이제 교회는 이러한 의식의 전환에서 한 단계 나아가서 자살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것이 생명이라는 귀한 가치를 허락하신 하나님 앞에서 우리 교회가 감당해야할 특별한 일이다. 이를 위해서 교회는 먼저 생명에 대한 관점을 정확하게 마련해 주어야한다. 생명의 주인이 하나님이시며 천하보다 귀한 한 생명에 대해서 우리가 정확한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여야 한다. 이와 연관하여 교인들에게 자살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려야한다. 교인들을 더 이상 정확하지 않은 교회의 통설에 맡겨 둘 수는 없다. 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가르침은 두려움을 갖게 함으로 자살의 위험에서 사람들을 돌이키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현대인들에게 그러한 방법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리고 자살한 사람들의 장례문제와 남은 유가족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도 자살에 대한 정확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제 자살 문제는 현 시기 한국교회에 커다란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교회는 앞으로 이에 대해 어떠한 대책을 만들어야할지 복합적인 연구와 대응이 필요하다.
조성돈 | 독일 킬대학교와 마르부르크 대학교에서 신학석사와 박사를 마치고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저서로는 <목회사회학>, <시민사회 속의 기독교회>, <그들은 왜 가톨릭 교회로 갔을까?> 등이 있다.
'문화를 읽다_culture > 이슈 따라잡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 주목해야 할 것 (0) | 2009/03/22 |
|---|---|
| 크리스천과 재테크 (0) | 2008/12/15 |
| 불안한 먹을거리, 대안은 없을까 (0) | 2008/12/15 |
| 자살에 대한 교회의 오해와 대책 (0) | 2008/12/12 |
| 특목고 열풍, 어떻게 볼 것인가? (0) | 2008/12/06 |
| 블로그가 밝힌 광화문 촛불 (0) | 2008/12/06 |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197-15 (우110-540) Tel)02-743-2535,2531 Fax)02-743-2534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