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라는 이름을 입으로 가만가만히 발음해 보면 그 어감이 묘하게 귀엽다. 한자로 ‘ 진’(津, 나루)을 발음할 때의 단호하고 간결한 울림과는 달리, ‘나루’는 쉼 없이 흐르는 강물의 중간지점처럼, 말의 앞과 뒤가 모두 열려 있다. 카페도 나루와 같을 수 있을까.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에 내려서 골목으로 걸어 들어가면, 너무도 자연스럽게, 거기에 카페나루가 있다.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나루에서 길은 강물처럼 끊임없이 계속되고, 잠시 앉거나 서 있던 사람들은 또 다시 삶의 길을 걷는다. 나루에서 부드러운 아메리카노와 크림치즈 바게트를 시키고 골목 풍경을 바라본다. 몇 발자국 앞 광장중학교와 광장초등학교 담벼락을 따라 걷는 아이들의 말소리가 들려온다. 골목을 시끄럽게 질주하는 오토바이 때문에 대화가 끊겼다가도 이내 이어진다. 오후의 나른한 햇볕이 쬐는 테이블에는 유모차를 끌거나 아이들의 손을 잡고 산책 나온 젊은 어머니들이 앉아 있다. 젊고 생기발랄한 카페 사장님이 조그만 창 너머로 인사한다. 카페나루가 이곳 광장중학교 골목에 정착한 것은 이제 한 일 년 남짓 되었다. 사장님은 큰길 반대편의 아파트 상가에서 2년 정도 카페를 운영하다가 작년에 이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이 카페 건물은 원래 저희 가족이 살던 집이에요. 어머니께서 건축하셨지요.” 카페에서 함께 일하고 계신 두 명의 다른 여성분은 다름 아닌 어머니와 이모. 카페 안쪽에는 아버지가 직접 찍은 사진들도 걸려 있다. 이 카페가 유독 가족적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유를 조금은 헤아릴 수 있을 듯하다.
카페나루 사장님이 추천하는 특별메뉴는 치즈 온 토스트, 햄&크림치즈 바게트. 치즈 온 토스트는 식빵
(1,500원). 햄&크림치즈 바게트는 크림치즈 위에 독일식 햄을 얹은 부드러운 빵으로,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 십 년 후에는 이곳을 레스토랑으로 만들고 싶어요.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적은 가격에 풍성하게 먹을 수 있는 브런치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사장님이 꿈꾸는 카페나루의 내일이다. 마을사람들이 오다가다 차를 마시듯, 그렇게 부담 없이 들러서 브런치를 먹을 수 있는 나루터 레스토랑이 몇 년 안에 광장동 골목의 명물이 될 것을 상상해본다. 그 때까지, 광나루 장로회신학대학교 학생들은 점심때마다 이곳에서 이야기꽃을 피울 것이고, 한여름 아차산 등산객들은 팥빙수를 먹으며 땀을 식힐 것이며, 옆집에 사시는 여든 살 화가 분은 - 꼭 그 때까지 정정하시기를! - 날마다 나루터에서 만년의 예술의 깊이를 길어 올릴 것이다. “물론 십 년 후에도 커피는 계속 팔아야지요.” 그녀가 말했다. 글 정동현 | 사진 김승환
카페나루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258-22 02-447-8369
■찾아오는 길
5호선 광나루역 1번 출구로 나와서 직진, 제주항 건물지나서 45도 각도로 우회전하면 광장중학교 보이는데, 광장중학교와 통큰딱다구리 문구점 사이 골목으로 30m 걸으면 길 우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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