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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특집 문화선교리포트


“나에게 카페란 30분간의 여행이다” _ 카페 정키, 이명석

그는 자신을 이곳저곳의 카페를 떠도는 카페 여행자, ‘카페 정키(Cafe Junkie)’ 라고 이름 붙였다. 한번 의자에 몸을 붙이면 몇 시간이고 떠나지 않는 카페 체류자이자 카페를 구성하는 모든 것에 세심하게 반응하는 카페 비평가, 좋다고 소문난 카페라면 열심히 찾아가 구석구석을 감상하는 카페 탐닉자라며 자신을 표현하는 키워드로 카페를 내세우길 주저하지 않았다. 차가운 공기가 맴돌고, 창밖으로는 푸르른 하늘을 즐기기 좋은 가을의 어느 날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카페 정키에게도 커피를 못 마시는 시절이 있었다고?
(그는 이날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20대 중반까지 커피를 못 마셨다. 인스턴트커피로 카페인 부작용을 겪은 여파였다. 이후로 해외로 여행을 하면서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의 매력에 빠졌다. 지금 카페라떼를 즐겨 마신다면 우선 설탕을 빼고 마셔보는 거다. 그 다음엔 우유의 양을 줄이고,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해본다. 다음엔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만 살짝 얹은 마끼아또를 마시고, 최종적으로 순수한 에스프레소를 마셔보면 된다.

요즘 주로 아지트로 삼는 카페는 어디인가?
얼마 전 뉴욕으로 카페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스타벅스를 주로 간다. 스타벅스를 찾는 이유를 다시 느끼게 됐다고 할까? 스타벅스 같은 커피 체인점은 공공적인 장소이자 열려있는 공간이라는 느낌을 준다. 오래 머물러도 좋을 만큼 좌석이 편하고, 지점마다 커피맛의 차이도 별로 없다. 어느 정도의 질은 유지하니까.

길 가다 우연히 들리는 카페를 실패 없이 고르는 법이 있을까?
드립카페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좀 허름해 보이는 곳이 좋다. 요즘 드립카페들은 존재의 가치보다 허세스러운 곳이 많은 것 같다. 카페마다 맛의 차이가 큰 편이다. 요즘 불닭이 유행하면 우후죽순으로 불닭 집이 생겨나는 것처럼, 유행 창업아이템으로 드립카페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에스프레소를 마실 거라면, 커피머신이 큰 곳을 찾아라. 드립커피의 경우는 사람의 손맛이고, 마셔보기 전에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에스프레소의 맛은 커피머신이 좌우한다. 그리고 디테일한 인테리어 감각을 보는 것도 선택의 기준에 하나가 되겠지. 인테리어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쓴 정도라면, 커피도 어느 정도의 수준을 기대할 수 있는 것 같다.

요즘 정말 하루가 멀다하고 이곳저곳에 카페가 생겨난다.
우리나라에 카페문화가 활성화 되는 것은 무선인터넷의 영향이라고 본다. 집이라는 공간을 탈출해서 카페의 한 공간에 세를 놓고, 쾌적한 공간에서 일을 하며 누리는 것이다. 집은 지저분하고, 치우기도 귀찮고, 좁지 않나. 커피 값을 줄여서 그 공간을 확보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답은 나온다.

‘카페 정키’가 꿈꾸는 카페는 어떤 모습인가?
주인의 개인적인 관심사가 드러나는 지역토착적인 냄새가 나는 동네카페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뉴욕에는 동네 카페에‘ 커뮤니티보드’라는 게 설치되어 있다. 말하자면 동네소식 게시판 같은 거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타벅스에 비슷하게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는데, 친근한 느낌의 동네소식은 아니다. 카페에서 무언가 특별한 이벤트로 공연을 하고 외부 사람들을 초청하는 것이 아니라, 동네사람들이 마실 오는 것처럼 일상적인 행동으로써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전시나 공연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계속 카페를 여행할 생각인가?
나는 문화독신자다. 나는 어떤 문화와도 연애만 할뿐 결혼을 하지는 않는다.

그가 쓴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나는 어느 다정한 카페에 앉아 누군가 등 뒤에서 나의 어린 시절 별명을 불러주기를 기대하면서도, 또 다른 카페에 가서 아무에게도 나의 정체와 직업을 들키지 않는 쌀쌀한 도시인으로 앉아있고 싶다.”고. 그에게 그런 카페가 있는 한 그 연애는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정미희


모든 요일의 카페 이명석|효형출판
카페 정키 Cafe Junkie M, 이명석. 여행과 만화 등을 다룬 전작(<여행자의 로망백서>, <이명석의 유쾌한 일본만화 편력기> 등)에서 독특하고 사려 깊은 문장력을 선보인 그가, 그동안 숨겨둔 흥미진진한 카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서울대 철학과 졸업 후 여러 매체에서 편집자 및 칼럼니스트로 일하며, 지난 십년 남짓 국내외 수많은 카페를 다니며 깊고 풍성한 카페 라이프를 즐겨온, 올해 불혹不惑이 된 남자. 본격‘ 저술업자’인 그는 도대체 왜 그 긴 시간을 카페에서 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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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화매거진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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