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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특집 문화선교리포트
아직 20대의 발랄함이 남아 있어 그런지 시골에 살면서도 도시의 네온사인이 그리울 때가 있다. 가끔 서울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고 젊은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거리에서 외로움을 달래지만 마음속에서는 지속 가능한 삶을 찾고 손에 흙을 묻히며 땀 흘리는 농사가 정직한 직업이라는 믿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어쩌면 돌아가기에 너무 멀리 와 버린지도…. 무식하게 또는 용감하게 농촌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나눠 본다.
얼마 전, 어머니 짐꾼으로 읍내 장을 다녀왔다. 뙤약볕에 파라솔 하나 쳐 놓고 집에서 거둬온 양파며 부추, 마늘을 널어놓은 할머니께서 “아지매, 물건 좀 보고 가이소, 우리 신랑이 유기농으로 농사 진거라카이.” 하며 어머니를 부르는 목소리. 지난겨울을 나며 마늘이 말랐다며 500원 깎아주시고, 양파는 두 묶음이나 샀다며 두 알을 끼워주시는 모습들이 정겹다. 하얀 배경에 손으로 쓴 까만 “건천 대장간” 간판은 야릇한 친근함을 건넨다. 농기구를 팔고 계신 아저씨는 대장간의 모습보다 많이 어려 보인다. “아버지가 하시던 거 물려받았니더.” 하며 일한지는 4년 밖에 안 되지만 어릴 적부터 보고 배운 것까지 치면 30년이라며 수줍어하신다. 아, 가업이라는 것, 단지 월급 얼마라는 것에 정의되는 직업이 아니라 책임감과 자긍심이라는 장인정신이 깃든 가업이라는 것이 이렇게 소박한 것에서 시작될 수 있구나 싶다.
처음 장에 나오자마자 닭 한 마리를 주문해 놨던 아주머니께 다시 갔다. 식사 중에 뛰어나오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는 미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시지만 대뜸 “와요, 손님이 왕 아입니까.” 하시는 그 한마디가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남긴다.
그 흔한 카드도 되지 않고 현금영수증도 되지 않지만 꼬깃꼬깃 접혀있는 천 원짜리들을 꺼내시는 모습을 보며 시골에 보통사람들이 사는 내음을 맡는다. 대형 유통업체 마트가 가득한 세상에서 닷새에 한 번 서는 읍내 장은 오히려 다큐멘터리 속으로 들어와 있는 어색한 생생함을 느낀다. 참 가까운 곳에 있었지만 촌스럽다는 막연한 생각에 눈여겨보지 않았던 곳에서 마음이 뭉클해지는 경험을 했다. 생태를 이야기하고 전원을 이야기하며 시골에 그럴싸한 집을 지어놓고 노후연금을 만들어 들어오는 그런 귀농 말고, 옆집 사람과 똑같이 살아가는 그런 모습, 그저 옆집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우리가 꿈꾸는 공동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함용재|일찍이 대학교를 자퇴하고 인도로 배낭여행을 갔다가 ‘필’ 꽂혀서 4년째 인도와 한국을 오가고 있다. 학교에서 예체능이라 불리는 과목들이 삶을 더 풍요롭게 해준다고 믿으며 집에선 농사짓기와 흙집 짓기, 그리고 매년 어린이캠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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