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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특집 문화선교리포트


이별의 50년대

<굳세어라 금순아>는 6·25 동란으로 함경도 흥남에서 있었던 1·4후퇴 때 헤어진 금순이를 애타게 찾는 노래이지요. <이별의 부산정거장>이나 <단장의 미아리 고개>처럼 유난히 헤어짐이 많았던 우리네 50년대의 정서였어요. 서러웠지요. 힘들게 되찾은 나라였건만 불과 몇 년 후에 민족동란이 일어나면서 반도가 다시 두 동강 나버리는…. 고향을 잃고 재산도 잃고 가족마저 잃어버리는, 정말이지 가슴 미어지는 나날들이었어요.

광복을 맞아 일본인들이 물러가면서 온 겨레가 환호했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하나가 되기는커녕 가뭄에 마른 논밭 갈라지듯 분열되었어요. 나라는 자유민주주의냐, 사회주의냐를 놓고 갈라섰고, 교회도 이런 논쟁에서 가만있지 않았답니다. 신사참배를 한 교회와 안 한 교회가 서로 다투었고 이것을 시작으로 한국장로교회는 분열을 거듭했어요. 교권을 놓고 벌인 세력 다툼이다, 선교사들의 영향을 받은 신학적 차이에서 비롯됐다 등 이런저런 설명들이 있습디다만, 평신도인 제 생각엔 옳고 그름을 떠나 예수님의 몸 된 교회를 갈라지게 한 것은 한국교회 역사상 가장 큰 오점이 아닌가 싶어요.

혼란과 고단함 속에서도 우리들은 살아야했기에 무척이나 역동적이었던 시절이었어요. 공산당을 피해 이북에서 내려오신 분들의 열정적인 신앙, 해방 이후 미국에서 다시 들어온 다양한 교파의 선교사들이 어우러져 교회를 빠르게 성장시켜 나갔지요.

극단의 문화
전쟁의 잿더미와 분열의 생채기 위에서 교회 문화랄 것이 따로 있을 수가 없었어요.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고, 그저 먹고사는 일이 최우선이었답니다. 미국 정부는 거금을 들여 한국 정부를 원조했고 미국 교회 역시 한국 교회를 물심양면 도왔어요. 당시 목사님들의 일은 미국 선교사들을 찾아가 교회재건과 구호에 필요한 재원들을 얻어오는 것이었지요. 덕분에 우리들은 주일학교에서 어렵지 않게 공책이며 연필 등을 얻어 쓸 수 있었어요. 당시 소리 높이던 친일잔재 청산이니 W.C.C.(세계교회협의회)가 용공이니 하는 구호들은 어찌 보면 배부른 소리였지요.



국가도, 집도, 나 자신도 폐허 위에서 새롭게 지어야만 했던 당시는 정말이지 혼란스러운 시대였답니다. 좌익과 우익이, 소련과 미국이, 전통과 근대가, 옛 것과 새 것이 뒤엉켜있던 시대였지요. 개인도 마찬가지였어요. 혹시 <오발탄>이라는 소설 알아요? 월남한 가족이야기예요. 강도가 되어버린 남동생, 양공주가 된 여동생, 이북이 고향인 어머니는 넋을 잃은 채 어디론가 “가자, 가자” 외치고, 아내는 아이를 낳다 그만 죽고 말지요. 주인공은 낙담한 채 택시를 타지만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는지 몰라 방황합니다. 삶의 정향점이 없었던 당시의 사회상이었습니다.

그 대척점에 <자유부인>이라는 소설도 있었습니다. 춤바람 난 교수 부인이 소재였어요. 내용이 정숙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크게 논란이 되었던 작품으로 기억이 나네요. 이 두 소설 모두 영화로 만들어졌고 시대상을 적극 반영하는 바람에 반향이 적지 않았어요. 이처럼 당시의 문화는 해방 이후의 한국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런지를 예고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온 겨레의 소망은 한가지였습니다. 하루빨리 나라가 하나 되기를 바랐던 것이지요. <굳세어라 금순아>는 이렇게 끝을 맺고 있습니다.

“철의 장막 모진설움 바꿔서 살아를 간들 천지간에 너와 난데 변함 있으랴 금순아 굳세어다오 북진통일 그 날이 오면 손을 잡고 웃어나 보자 얼싸안고 춤도 춰보자.”



김일석|마천중앙교회에서 고등부 아이들과 신나는 공동체를 모색 중이고 장신대 박사과정에서는 교회사를 공부하고 있다. 생긴건 컨템포러리한데 왜 케케묵은 공부를 하느냐는 질문에 “떡볶이 먹으면서 얘기하자”고 답하는 자못 의뭉스러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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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화매거진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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